주요 20개국(G20)의 주요 증시 지표 가운데 코스피가 2번째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중인 러시아가 1위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코스피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월 3일 2988.77에 출발해 이달 20일 655.48포인트(21.93%) 하락한 2333.29로 거래를 마쳤다. G20 중에서 한국보다 하락률이 높은 나라는 러시아(40.4%)뿐이었다.
연초 대비 주요 20개 국가 중 증시 지표가 떨어진 나라는 14개국이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9.33% 떨어졌고,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0.21% 내렸다. 강력한 방역 조치를 펼친 중국의 상해종합지수 하락률도 19.25%였다.
지수가 상승한 나라도 있었다. 튀르키예의 비스트(BIST)100지수가 연초 대비 181.26%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 메르발(MERVAL) 지수도 101.38% 상승해 튀르키예의 뒤를 이었다.
올해 코스피가 유독 부진했던 건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업황이 나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349조8300억원과 57조원이었다. 두 기업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05%로 반도체 산업의 업황이 코스피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구조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은 한파를 맞고 있다. 경기가 위축돼 반도체가 활용되는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후 주요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돌입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가파른 상황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IT섹터 주당순이익(EPS)이 50.6% 하락하며 코스피 실적 전망치 하향을 주도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