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밝혀달라"…이태원 국조특위 첫 현장조사, 유족 눈물바다

입력 2022-12-21 11:53
수정 2022-12-21 12:03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21일 구성 이후 처음으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국조특위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전날 복귀를 선언한 국민의힘 위원들도 함께 참여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녹사평역 시민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빨간 목도리를 맨 유족들은 국조특위 위원들이 분향소에 들어서자 "국정조사, 진상규명" 구호를 외쳤다.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첫 현장 조사를 여야가 같이 시작하게 됐으니, 진실을 잘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규명하면서 재발방지책을 만드는 국정조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약속 잘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우 위원장은 "약속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후 국조특위는 이태원 참사 발생 현장으로 향했다. 우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 마음으로 느끼시겠지만, 좁은 곳에서 158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희생됐단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얼마나 고통스럽게 얼마나 아프게 유명을 달리하셨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조특위가 국조를 통해서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서 왜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는지, 그 책임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따지는 그런 국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제도적 보완에도 힘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경찰 및 소방 관계자의 현장 설명이 이어졌다. 이때도 유족들은 연신 구호를 목놓아 외쳤다. 일부 유족들은 "우리 애들이 어떻게 죽었는데", "왜 살려달라고 아우성칠 때 아무도 없었나", "내 자식 돌려줬으면 좋겠다"라며 울부짖었다. 또 한 유족 관계자는 소방 관계자의 설명에 "사실과 다르다. 정확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장 설명을 마친 국조특위는 이태원 파출소로 들어갔다. 파출소 현장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문이 닫히려 하자 한 유족은 "문 열라. 난 거기서 (현장을) 본 사람이다. 난 여기서 죽을 각오 하고 왔다. 저분들 다 거기 없었다. 들여보내 달라"고 고성으로 항의했다.

우 위원장은 이태원 파출소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유족과 만나 "항상 이런 일이 있으면 숨기려고 하는 세력들이 있다. 우리가 그걸 파헤치고 여러분들이 알고 싶은 진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한 유족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다. 진실만 밝혀달라는 것이다. 애들이 어떻게 어디서 죽었는지 그것만 좀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유족은 "미안한 행동을 해놓고 미안하다는 말들을 왜 안 하는 건지, 여당도 야당도 싫다. 진실규명 분명히 해주셔야 한다"며 "지금 너무 늦었다. 이제 사과받는 것도 싫고 아이들 하루만이라도 살아올 수 있게끔 그것만 해주면 좋겠다. 지금 와서 진실 규명 웃기는 거 아닌가. 지금까지 유족들 장례 치르느라 정신없고 이제 한 달 지나니까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사람 두 번씩 죽이는 거냐"고 따졌다.

국조특위는 서울경찰청, 서울시청 등에서 현장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관 보고는 오는 27일 국무총리실 등 8개 기관, 29일 서울시청 등 10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