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원유 이어 '천연가스 가격상한제' 도입

입력 2022-12-20 18:03
수정 2022-12-21 01:59
유럽연합(EU)이 내년 2월부터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후 치솟은 에너지 가격을 잡기 위해서다. 19일(현지시간) EU 27개 회원국이 참가한 EU 에너지이사회는 유럽 천연가스 가격인 네덜란드 TTF 선물 기준으로 ㎿h당 180유로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시행 기간은 내년 2월 15일부터 1년간이다.

상한제 발동 조건은 TTF 가격이 3일간 180유로를 웃도는 동시에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보다 ㎿h당 35유로 이상 높은 상태가 이어질 경우다. 한 번 발동되면 최소 20일 동안 지속된다.

지난 8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후 TTF 가격은 343유로까지 뛰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율은 두 자릿수로 올라갔다. EU 집행위원회가 애초 상한선으로 275유로를 제안한 이유다.

EU가 가스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다음 날인 20일 러시아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가스 흐름이 차단됐다고 러시아 매체 RBC가 보도했다. 총길이 4451㎞로 1984년부터 가동된 우렌고이-포마리-우즈고로드 가스관으로 추정된다.

한편 가격 상한제 도입이 러시아산 에너지 대체재인 LNG 쟁탈전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주요 LNG 수출국에서 아시아와 EU가 수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