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이익 감소폭 주요국 중 가장 커…그래도 의류, 자동차는 '기대'

입력 2022-12-20 13:40
수정 2022-12-20 14:36

올해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 감소 규모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침체를 이겨내고 업황 반전을 보일 종목을 미리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6월30일 이후 19일까지 28.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MSCI 기준 신흥국들의 12개월 선행 EPS가 같은 기간 9.7%, 전세계 증시의 12개월 선행 EPS가 3.2%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낙폭이 컸다.

한국은 비슷한 산업군을 가진 대만(-12.2%)이나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6.2%), 인도(-1.2%)와 비교해도 12개월 선행 EPS 감소 폭이 더 컸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 기업들이 EPS가 하반기 50.6% 감소하며 전체적인 감소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기준으로 보더라도 IT 기업들의 하반기 EPS는 11.7% 하락해 큰 낙폭을 보였다”며 “IT 비중이 높은 한국의 전체적인 실적 전망도 낮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출이 개선되지 않으며 내년도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실적 전망치가 상향된 업종·종목을 미리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류, 자동차, 에너지 등이 실적 전망치가 올라간 대표적 업종이다.

코스피 섬유·의복 지수의 12개월 선행 EPS는 6월말 2만2526원에서 10만8673원으로 382.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컸다. 자동차 기업들이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도 하반기 12개월 선행 EPS가 22.81% 상승했다. 비금속광물 (150.82%), 종이·목재(91.27%), 의약품(20.92%), 음식료품(7.50%) 등의 업종도 상승세였다. 반면 전기·전자(-48.73%), 기계(-73.82%), 운수창고(-32.73%) 등의 업종은 12개월 선행 EPS가 하반기 들어 크게 감소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12개월 선행 EPS는 하반기 569% 상승해 상승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에너지솔루션(136%), 롯데제과(78%), HD현대(62%), 애경산업(54%) 등도 EPS 상승폭이 큰 기업으로 분석됐다.

조 연구원은 “에너지, 화장품·의류, 보험, 자동차, 필수소비재, 은행 섹터는 하반기 동안 실적 전망치가 올라갔고 내년도 실적 전망치 역시 상향돼 장단기 실적 기대감이 매우 견조하다”며 “수출 전망이 부진해진 만큼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면 실적 전망이 견조한 업종 위주로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