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소비자의 추천 의향 정도를 나타낸 ‘2022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을 20일 발표했다. KNPS는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해본 소비자가 이를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추천하고 싶어 하는지, 의향 정도를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언택트 환경과 비대면 서비스는 되돌릴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제품·서비스 구매와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자기 경험을 공유하고 ‘추천’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답게 이 같은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이런 현상이 다른 세대로 지속 확산하면서 추천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여 각 기업은 더욱 긴밀한 관리와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022년도 KNPS 조사 결과, 산업 전체 KNPS 지수는 전년 대비 0.9점 상승한 71.6점을 기록했다. 제조업은 75.5점, 서비스업은 68.9점을 기록해 여전히 제조업의 추천 의향이 높게 나타났으며, 전년 대비 상승폭 역시 제조업이 컸다. 올해 KNPS 지수는 2012년부터 11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상승폭은 최근 10년(평균 3.6점) 중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등을 겪으며 그간 기록해온 상승폭에 비해 다소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고물가, 고금리 등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NPS 전체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현재의 시장 환경과 변화하는 고객 니즈를 읽고 고객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각 기업이 민첩하게 노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소비재 제조업 부문에서는 홍삼가공식품, 아웃도어의류, 소주 등이 80점을 웃도는 높은 추천지수를 보이며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MZ세대를 겨냥한 제품군 확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홍삼가공식품이 88.1점으로 소비재 제조업을 선도했다. 아웃도어의류가 전년 대비 3.6점 상승한 84.6점으로 뒤를 이었다. 프리미엄 고품질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주(83.3점) 역시 작년 대비 3.1점 상승하며 상위권을 기록했다.
내구재 제조업에서는 생활가전 및 자동차 산업이 80점대 중후반의 높은 점수로 상위권에 올랐다. 산업별로는 냉장고(89.9점), TV(89.8점), 세탁기(88.1점) 등의 추천지수가 높았다. 생활가전에서는 편의성과 프리미엄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레저용 승용차(RV) 역시 전년 대비 0.5점 상승한 87.0점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차박, 캠핑 등 레저활동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넉넉한 공간에 실용성을 갖춘 차량이 출시돼 높은 고객 추천 경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무용복합기(복사기), 승용차타이어 등도 전년 대비 3점 이상 큰 상승폭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 가정에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의류건조기 산업은 올해 KNPS 첫 발표에서 84.1점을 기록, 고객들로부터 높은 추천을 받았다.
서비스업에서는 인터넷쇼핑몰, 전자제품전문점, 인터넷서점, 대형서점, TV홈쇼핑 등 온·오프라인 유통이 80점 이상의 높은 점수로 추천지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강세를 보여온 온라인 유통에선 인터넷쇼핑몰(84.4점), 인터넷서점(83.3점), TV홈쇼핑(82.6점) 등이 전년 대비 점수가 상승하면서 여전히 높은 추천을 기록했다. 오프라인에서는 대형서점(83.1점)이 전년 대비 소폭 오르며 역시 상위권을 유지했다. 금융에서는 체크카드(76.5점), 은행(75.4점), 자동차보험(74.5점) 등의 순으로 높았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종합레저시설(73.7점)은 전년 대비 5.2점이나 상승해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신규로 발표한 플랫폼 산업(패션온라인몰, 음원, 부동산, 중고차, 중고거래 등)은 서비스업 중상위 수준을 보이며 기대를 높였다.
삼성전자는 김치냉장고, 냉장고, 전자제품전문점, 휴대폰(스마트폰), PC, TV 등 6개 산업에서, LG전자는 무선청소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 4개 산업에서 KNPS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KNPS 조사 결과 총 18개 산업에서 2021년 대비 1위 기업에 변동이 있었다.
산업군별로는 소비재 분야가 비교적 잦은 1위 변동을 보이며 치열한 고객 추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자(오리온), 전통장(대상(청정원)), 담배(KT&G), 세탁세제(라이온코리아) 등이 대표적 산업으로 2007년 발표 이후 잦은 1위 변동을 보였다. 반면 제화에서는 탠디가 금강제화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내구재에서는 무선청소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3개 산업에서 LG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경형승용차는 기아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KNPS 1위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역시 경쟁이 치열했다. 저축은행(SBI저축은행), OTT서비스(넷플릭스), TV홈쇼핑(현대홈쇼핑), T커머스(KT알파 쇼핑), 대형슈퍼마켓(GS THE FRESH), 전자제품전문점(삼성디지털프라자), 편의점(GS25), 고속버스(금호고속), 택배/소포(우체국소포) 등이 열띤 경쟁 끝에 1위 기업이 바뀌었다.
김지원 기자 jia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