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니까 되네"…'청약 빙하기' 경쟁률 세 자릿수 찍은 이유

입력 2022-12-20 08:17
수정 2022-12-20 10:20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으로 침체가 예상됐던 서울 청약시장에 한 줄기 빛이 들어왔다.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 2구역을 재건축한 '마포 더 클래시' 1순위 청약과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 특별공급에 예비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공급된 영향이 컸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53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마포 더 클래시'에 792명이 몰렸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면적대는 전용 59㎡B로 2가구 모집에 308명이 청약 통장을 던져 154대 1을 기록했다. 이어 전용 59㎡A가 1가구 모집에 141명이 도전해 141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전용 84㎡는 모두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A는 20가구 모집에 171명이 청약해 8.55대 1을, 전용 84㎡B는 14가구 모집에 77명이 몰려 5.5대 1을, 전용 84㎡C는 16가구 모집에 95명이 도전해 5.94대 1을 보였다.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의 특별공급에도 예비 청약자가 몰렸다. 강동구는 최근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의 청약 부진 여파가 우려됐던 곳이다. 그럼에도 92가구를 모집하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의 특별공급에 5285명이 신청해 평균 57.4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생애 최초 21가구 모집에 3508명이 몰려 167대 1의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43가구를 뽑는 신혼부부 유형엔 1696명이 청약해 경쟁률 39.4대 1을, 다자녀가구 21가구 모집에 34명, 노부모부양 7가구 모집에는 47명이 도전했다.

'마포 더 클래시' 경쟁률이 높게 나온 배경엔 가격이 있다. 단지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서다. '마포 더 클래시' 전용 면적별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59㎡A 10억2200만원 △59㎡B 10억5000만원 △84㎡A 14억3100만원 △84㎡B 14억1700만원 △84㎡C 14억1700만원이다.

아현동 대장 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전용 59㎡는 지난 8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단지 전용 84㎡는 지난 9월 17억1500만원에 손바뀜했다. 분양가와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4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도 가격이 분양 성적을 좌우했다. 이번에 공급한 전용 59㎡ 분양가(최고가 기준) 7억7500만원이다. 길동에서 가격을 이끄는 '이편한세상강동에코포레' 전용 59㎡는 지난 9월 13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5억2500만원 낮은 수준이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두 단지 모두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성적이 양호하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마포 더 클래시' 계약일은 내년 1월 9~11일이다. 후분양 아파트라 입주일이 내년 1월이다. 때문에 분양대금 납부일도 빠듯하다. 분양대금은 1월 초 계약금 20%, 계약 후 30일 만에 중도금 20%, 입주 지정일에 잔금 60%다. 이 단지는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8년 동안 전매를 할 수 없다. 또 당첨자가 발표된 날부터 10년간 재당첨도 제한된다. 최초 입주 가능일부터 2년간의 거주 의무도 있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이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일은 오는 29일이다. 계약일은 내년 1월 10~12일에 진행한다. 이 단지는 당첨자 발표일부터 10년간 전매가 불가능하고 재당첨도 제한된다. 거주 의무 기간은 3년이다.

한편 오는 27일 예정된 당첨자 발표에도 관심이 높다. 앞서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당첨 가점이 부진해서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 당첨 최저 가점은 20점이었다. 총 16개 면적대 가운데 전용 49㎡에서 20점으로 당첨된 사례가 나왔다.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 49㎡B와 전용 84㎡A에서도 20점에 당첨된 청약자가 나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