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스트레스"…우크라 8살 아동 '흰머리' 호소

입력 2022-12-19 20:36
수정 2022-12-19 20:37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0개월 가까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아동과 그 가족의 삶을 기록한 사진을 공개했다.

19일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출신 소녀 크리스티아나(8·가명)는 분쟁이 한창이던 우크라이나 부차의 지하 대피소에서 가족들과 대여섯 시간 넘게 폭격을 견뎌야 했다.

크리스티아나의 엄마 옥사나(가명) 씨는 "고작 8살 된 아이의 머리가 (전쟁에 대한 스트레스로) 백발이 됐다"면서 "머리를 묶어줄 때마다 눈물이 터져 나온다"고 심경을 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발표에 따르면, 공습, 미사일, 폭격을 비롯한 지속적인 공격으로 지난 2월 이후 아동 402명이 사망하고, 739명이 부상을 입었다. 과소 보고로 인해 실제 아동 피해 수치는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또 "아홉 살 소녀 마샤(가명)는 지난 6월 키이우 공습 이후 가족들과 피난을 떠나 영국의 한 해안가 마을에 정착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마샤의 아빠는 여전히 키이우에 남아 있다.

마샤는 "아빠는 항상 내가 그리는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된다고 했다"면서 "전 가족이 모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는 그림을 그린다. 다음 여름에는 다 함께 바닷가에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리스마스에 가장 원하는 것은 '평화'"라고 덧붙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 2월24일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약 800만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유럽 국가로 피난했고, 이 가운데 40%가 아동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남기로 한 650만명은 분쟁으로 인해 집을 떠나 국내 실향민으로 겨울을 나게 됐다"고 우려했다.

소니아 쿠쉬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사무소장은 "아이들이 전쟁을 경험하면서 얻게 된 심리적 피해를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동 스스로 두려움에 관해 이야기하고 다스릴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