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이달들어 50조 증발했는데 기대감 여전…왜?

입력 2022-12-20 08:37
수정 2022-12-20 08:38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배터리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전장보다 84.89포인트(1.64%) 내린 5090.88을 기록했다. 이달 1일 종가에 비해선 693.22포인트 밀렸다. 이후 KRX 2차전지 K-뉴딜지수 구성 종목의 시가총액은 302조5580억원에서 258조9914억원으로 50조 가까이 줄었다.

개별 종목의 하락세도 뚜렷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지난 1일 종가에 비해 10만5000원(17.89%) 하락한 4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11.25%), LG화학(-14.46%)도 10%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의 에코프로비엠(-11.95%)도 크게 내렸다.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며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과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축소 등이 실적 우려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판매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돼 2차전지 업종의 4분기 실적 추정치가 대부분 내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1월부터 급락한 환율로 인해 4분기엔 전분기보다 수출량이 낮아질 것"이라며 "4분기 양극재 업체들의 매출액은 시장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업종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이 연구원은 "IRA와 유럽핵심원자재법(RMA)의 핵심 목표는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양분하고 있는 2차전지 업종 특성을 고려하면 국내 업체의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은 높다"고 내다봤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내년 1~2월까지 2차전지 주가는 지지부진할 것"이라면서도 "탈탄소 경제로의 대전환, 미국의 탈중국 정책, 유럽의 배터리 공급망 구축 정책 등은 장기 투자 포인트"라고 짚었다.

다만 전기차 판매량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전기차는 2차전지 업종의 수요처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10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견조했다"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이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내년 1분기부터 양극재 출하량은 재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96만2375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배터리 출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한 48GWh를 보였다.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전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가 줄더라도 미국이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먼저 고려할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 업체엔 하방 경직성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방 경직성은 한번 가격이 결정되면, 경제 여건이 변화해도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