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이 사실상 산하 기관으로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에 대해 “부처 협업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새로운 대안을 찾겠다”고 했다. 핵심 개발 인력의 보직 사퇴 상황이 발생한 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해서는 “소통을 강화해 합리적으로 풀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19일 과기정통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우주항공청이 과기정통부 산하로 가는 것이 맞는지 묻는 질문에 “과기정통부가 우주 관련 일을 제일 많이 해 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기정통부 산하로 우주항공청을 두면 타부처와 협업하기 어려운 게 있다”며 “우주항공청을 운영해 나가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살피고 관리체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하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국무총리가 맡고 있는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격상하면 (부처 협업에 대한) 우려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고 그럼에도 문제가 있다면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우주항공청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주 관련 기구가 대통령실 소속이나 독립된 정부부처가 아닌 과기정통부 소속 외청으로 정리가 됐다. 우주 연구개발(R&D)과 산업 육성과 관련해 국방부, 산업부, 국토부 등과의 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주 개발 최고 컨트롤타워인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했다. 우주위 산하 민간 우주기술 총괄 기구(우주개발진흥위)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국방 우주기술 총괄기구(안보우주실무위)는 국방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이 맡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주항공청장 낙하산설’에 대해서는 “우주항공청은 전문가 중심 프로젝트 조직”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분 중에서 기존 정부 조직과는 다른 시스템을 행정적으로 관리할 수 잇는 소양이 있는 분으로 모시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조직개편으로 불거진 항우연 내부 갈등과 관련해서 이 장관은 “의견 차이에 따른 것 일뿐이며 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 가능하다”고 했다. 사퇴한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에게는 “계속 중책을 맡아줄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한국형 로켓 ‘누리호’ 개발 사업을 이끈 고 본부장은 최근 이뤄진 조직개편에 반발해 본부장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국가 우주기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전시킬지에 대해서 절차상 이견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은 향후 논의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