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영끌' 어디까지…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해 '3만명' 집샀다

입력 2022-12-19 15:59
수정 2022-12-19 16:00

지난해 집을 사기 위해 퇴직연금을 당겨 쓴 사람이 3만명에 달했다.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사람 10명 중 8명은 주택구입, 주거임차 등에 퇴직연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퇴직연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 인출 인원은 5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20.9% 감소했다. 인출금액은 전년보다 25.9% 감소한 1조9000억원이었다.

앞선 퇴직급여법 개정으로 중도 인출 요건이 강화된 탓에 중도 인출 인원과 금액이 모두 줄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하지만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은 3만명(54.4%)으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전체 인출 인원이 20% 넘게 줄어든 가운데에도 집을 사기 위해 연금을 깬 경우는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래 인원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중도 인출 금액은 약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전세 보증금 등 주거 임차 목적으로 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도 1만5000명(27.2%) 있었다.

전체 인원 가운데 10명 중 8명(81.6%)은 주택·주거 때문에 연금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이외 사유는 회생 절차(12.9%), 장기 요양(4.2%)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퇴직연금 중도 인출자는 30대(45.1%)와 40대(31.0%)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주택 구입 목적의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295조원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확정급여형(58.0%)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외 확정기여형(25.6%), 개인형 퇴직연금(16.0%), 개인형 퇴직연금(IRP) 특례(0.4%) 등의 순이었다.

적립금을 개인형 퇴직연금으로 이전한 인원은 전년 대비 6.4%, 이전 금액은 16.2% 각각 증가했다. 개인형 퇴직연금을 해지한 인원은 86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2.6% 늘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