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진짜 라스트댄스'…너무 많은 게 걸려있는 결승전 [카타르 월드컵]

입력 2022-12-18 21:56
수정 2022-12-19 15:50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사진)에게는 ‘라스트 댄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모든 것을 이룬 메시에게 남은 목표는 월드컵 우승밖에 없다”는 설명과 함께. 19일(한국시간) 오전 0시 열리는 결승전은 그 대미를 장식하는 ‘진짜’ 라스트 댄스 무대가 된다.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예고한 메시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펄펄 날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부터 준결승까지 토너먼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 5골 3어시스트로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에서 절묘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는 모습은 왜 메시가 ‘축구의 신(神)’이라고까지 불리는지 수긍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력상 몇 수 아래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충격패 당한 아르헨티나를 건져 올린 것부터가 메시였다. 그는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이 경기로 메시는 월드컵 한 경기에서 골과 어시스트를 동시 달성한 역대 최연소 기록(2006 독일 월드컵 세르비아전·18세 357일)과 최고령 기록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준결승에서도 골과 어시스트를 올리며 또 한 번 최고령 기록(35세 176일)을 갈아치웠다.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5개 대회 연속 어시스트 기록은 덤이었다.

이미 디에고 마라도나(최다 출전)와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최다 골) 등 아르헨티나 전설들을 넘어선 메시는 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섰다. 로타어 마테우스와 월드컵 최다 출전 타이 기록(25경기)을 세운 그는 결승전에 출전하기만 하면 새 역사를 쓴다.


이번 월드컵만 떼어놓고 봐도 메시는 득점 부문은 킬리안 음바페, 어시스트 부문에선 앙투안 그리즈만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쟁자들이 모두 프랑스 선수인 만큼 결승전 결과에 희비가 갈릴 전망.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한다면 MVP 격인 ‘골든볼’ 역시 그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것은 ‘월드컵 우승’이라는 메시의 마지막 퍼즐에 비하면 부차적일 뿐이다.

조국을 우승으로 이끌면 메시는 월드컵을 비롯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발롱도르’, 올림픽까지 전무후무한 4관왕에 오른다. ‘축구 황제’ 펠레나 36년 전 아르헨티나 우승의 일등공신 마라도나마저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메시는 클럽 정규 리그와 UCL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프로 무대에선 더 이룰 게 없다. FC바르셀로나 시절 4차례 UCL 정상에 올랐고 세계 최고 권위의 축구 시상 발롱도르 역시 무려 7차례나 받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공교롭게도 메시의 ‘대관식’ 최대 걸림돌은 소속팀(파리 생제르맹) 동료 킬리안 음바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약관의 나이에 우승을 경험한 음바페는 축구선수로서 황혼기를 향해 가는 메시의 뒤를 이을 슈퍼스타로 꼽힌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가 화룡점정으로 막을 내리려면 음바페를 넘어서야 한다.

메시 시대를 완성하는 축포냐, 새로운 음바페 시대의 개막이냐. 그 모든 것을 건 마지막 단판 승부만 남았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