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울 청약 시장엔 예비 청약자의 기대를 모은 단지 두 곳이 한강 이남과 이북에서 각각 경쟁을 펼친다. 강북권 기대주인 ‘마포 더 클래시’와 둔촌주공보다 3억원 싼 분양가를 내세운 ‘강동 헤리티지 자이’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이 시장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무주택자들이 묵혀뒀던 청약통장을 던질지 관심을 모은다.
‘둔촌發 청약 쇼크’ 벗어날까두 단지의 청약 성적이 중요한 건 둔촌주공 공급 이후 첫 번째 분양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은 최종 경쟁률 5.4 대 1을 나타냈다. 대부분 주택형이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마감하지 못하면서 서울 지역 아파트로는 드물게 2순위 청약까지 받았다.
청약통장이 3만~10만 개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장에선 실망에 휩싸였지만 한편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반분양 물량이 5000가구 가까이 되고 요즘 같은 시장 침체기에 그 정도 인파가 몰렸다는 건 흥행은 아니라도 망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심지어 둔촌주공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단지이기 때문에 예비 수요자들은 내년에도 분양가가 결코 낮지 않을 것이란 걸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주 청약하는 단지들 성적에 따라 ‘둔촌주공 쇼크’가 경쟁률에 의한 착시효과인지, 청약시장 본격 침체의 신호탄이었는지 판가름 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반된 장점을 지닌 두 단지 중 어느 쪽이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두 단지는 정비사업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입지, 분양가 등이 다르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 더 클래시’는 강북권 최초 3.3㎡당 4000만원을 돌파한 랜드마크 아파트다. 분양가가 비싸지만 일반분양 물량(53가구) 자체가 적다. 서울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아현역 사이에 있어 입지가 좋다는 평이다. 이미 입주가 진행 중인 후분양 아파트다.
강동구 길동 신동아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총 1299가구 중 219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모두 전용면적 59㎡다. 3.3㎡당 분양가는 2940만원으로, 최고가 기준 7억7500만원이다. 같은 강동구지만 둔촌주공의 같은 평형보다 3억원 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지 인근에 현대백화점, 이마트, 강동경희대병원 등이 있고 지하철 5호선 길동역과 9호선 길동생태공원역(예정)도 가깝다.
‘마포 더 클래시’ ‘강동 헤리티지 자이’와 더불어 수도권 정비사업 단지인 인천 남동구의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이 이번주 1순위 청약에 나선다. 현대건설이 인천 백운1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단지다. 지하 3층~지상 28층, 9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746가구다. 이 중 전용 59㎡와 84㎡ 485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인천지하철 1·2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예정) 환승역인 인천시청역과 가까운 트리플 역세권이다.
인천 영종국제도시에선 ‘영종 오션파크 모아엘가 그랑데’가 20일부터 1순위 청약신청을 받는다. 지하 2층~지상 25층, 전용 84~135㎡, 전체 560가구 규모다. 이 단지의 최대 장점은 바다 전망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미 영종국제도시 내에서 미분양이 심해지고 있어 얼어붙은 심리를 상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4억9000만원대로, 인근 단지 분양가(4억원 중후반대)보다 비싼 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년에도 집값이 내려간다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분양가가 최소한 주변 시세보다 10%는 싸야 한다”며 “과거 분양은 안전자산이었지만 앞으로는 가격 경쟁력에 따라 초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