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의 룰 개정을 놓고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당원투표 100%'로의 룰 개정에 부정적인 당권주자들을 겨냥해 당대표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정 위원장은 말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당원투표 100%' 룰 개정에 반대하는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비판한 페이스북 게시글에 "'당원 포비아(공포증)'에 해당하는 분들은 당 대표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될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장 이사장은 이 게시글에서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이라고 호들갑 떨던 이준석 전 대표는 당원 비율 늘어나는 게 무섭나. 이 당에서 20년 넘게 정치를 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당원 비율 늘어나는 게 무섭나"라며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겠다면서 국민의힘 당원들을 폄하하고 비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정 위원장은 말을 아껴야한다. 솔직히 말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의 심판이다. 심판이 룰을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할 일인데, 심지어 특정인을 겨냥하여 룰 변경의 명분을 내세우는 것은 심판의 도리를 저버린 셈"이라며 "정 위원장 때문에 공정한 경선이 흔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이러이러한 사람은 안 된다'고 단정짓고 제한하는 룰을 만들겠다면, 차라리 비대위원장이 당원 필리아로 보이는 당대표를 한명 골라서 지명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이날 5선 서병수 의원도 "경선 규칙을 바꾸겠다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혹여라도 특정한 규칙을 만들어 특정한 집단의 누군가를 당의 대표로 선출해야만 윤 대통령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발상이라면, 착각도 그런 착각이 없으리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