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CNN등 언론인 트위터 계정 무더기 정지…EU 제재 경고

입력 2022-12-17 08:07
수정 2022-12-25 00:0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차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위터는 뉴욕타임스(NYT), 워싱턴 포스트(WP), CNN 등 유력 매체 소속 기자들의 계정을 사전 예고 절차 없이 정지했다. 이들은 과거 머스크의 개인 전용기가 어디 있는지 표시해 주는 계정과 관련해 기사를 썼거나 머스크의 각종 행보에 대해 보도했던 언론인들이다.

유엔과 유럽연합(EU). 국제 언론단체들은 16일(현지시간) 일제히 성명을 내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적으로 언론인에 대한 검열과 신체적 위협 등이 확산한 상황에서 트위터의 이 같은 조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멜리사 플레밍 유엔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별도 성명을 통해 "언론의 자유는 장난감이 아니다"라고 머스크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연합은 내년 시행 예정인 디지털서비스법(DSA)를 거론하며 트위터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DSA는 디지털 플랫폼이 인종이나 성별·종교에 대한 편파적 발언, 테러 콘텐츠, 불법 차별 콘텐츠 등을 인식하자마자 신속하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이나 27개국 4억5000만명을 지닌 EU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

국제 언론자유 감시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는 "민주주의의 큰 위협이자 정보 권리에 대한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보복의 두려움 없이 뉴스를 보도할 기자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규탄했다.

한편, NYT는 트위터의 기자 계정 정지 사태가 당국의 규제와 광고주 추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