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본인 대장동 사업 지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지분을 숨겨뒀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대장동 지분 차명 보유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김씨가 과거 받았던 배당금이 석연치 않게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공소장에 유 전 본부장이 “2015년 김씨로부터 ‘내 지분을 늘려 그 안에 이 대표 측 지분을 숨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내용을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본부장은 이 같은 차명 보유 방식을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해 승인받았다고 한다.
김씨는 ‘화천대유→천화동인 1호→성남의뜰’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를 통해 대장동 사업에 투자했다. 이 대표의 차명 보유 논란이 불거진 천화동인 1호가 성남의뜰 보통주(7%)의 30%가량을 가지고 있다. 김씨의 천화동인 1호 지분율은 49%로 대장동 일당이 사업계획을 구상하던 2014년 말 논의됐던 수준(25%)보다 대폭 늘어났다.
이 와중에 김씨가 받은 대장동 사업 배당금이 줄줄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김씨의 자금 행방을 둘러싼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천화동인 1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9년 565억원의 배당수익을 냈고 483억원을 다른 곳에 빌려줬다. 검찰은 대여금 중 384억원을 받아간 게 화천대유와 김씨, 천화동인 1호 임직원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적힌 천화동인 1호 임직원은 최근 김씨의 범죄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한성 씨(화천대유 공동대표)다. 법조계에선 김씨가 천화동인 1호를 실제 지분만큼 보유했다면 여러 갈래로 천화동인 1호 자금을 받아갈 이유가 없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