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15일 국민의힘 내부의 전당대회 룰 개정 움직임에 대해 "나 하나 죽이겠다고 20년 가까이 하던 룰을 (바꾸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대폭 확대하려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룰을 바꾸는 것은 지금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그 사람들이 마음대로 할 것이다. 그분들 엿장수 마음대로"라고 덧붙였다.
현행 전대 룰은 7대3(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이지만, 국민의힘 비대위는 책임당원 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9대 1, 10대 0 등 방식으로 당원투표 비율 확대를 검토 중이다.
유 의원은 "좀 쪼잔하고 구질구질하지 않나. 화끈하게 10대 0으로 하든지"라고 비꼬기도 했다.
당원 투표보다 여론조사에서 우위가 있는 유 전 의원은 비대위의 전당대회 룰 개정 움직임이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 자신을 낙마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해왔다.
유 전 의원은 "그렇게 (전대 여론조사 반영 비율 축소) 하면 총선 필패"라면서 "정말 총선에 이기고 싶나. 그러면 유승민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마음을 정한 건 아니다"라며 "전대 룰이 정해지고 시기와 방식이 결정되면 제 결심을 국민들께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유럽의 내각제 국가들과 미국의 경우 전당대회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국가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책임당원들에게 당의 미래를 결정할 지도부 선출을 맡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대통령께서 지난 7개월을 좀 반성하면서 이 팀으로 과연 개혁을 할 수 있는지 점검해보고, 연말 연초에 꼭 국정 쇄신 차원에서 새로운 팀이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