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다음은 이 작품?…K드라마 수혜주 미리 사볼까 [박병준의 기승쩐주(株)]

입력 2022-12-18 07:00
수정 2022-12-18 16:19

제작비 500억원. 조인성, 류승룡, 한효주를 비롯해 차태현, 류승범까지 가세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내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인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를 앞둔 드라마 '무빙'의 이야기입니다. 웹툰 작가 강풀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디즈니플러스가 공들이고 있는 K콘텐츠입니다. 제작비만 하더라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53억원)의 두 배에 달합니다. 과거 비밀 요원이었던 부모들과 그들로부터 물려받은 초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킹덤 2'를 연출한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요. '한국형 판타지 히어로물'이 될 수 있는 무빙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벌써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는 OTT 업계에서 '흥행 보증수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D.P' '스위트홈' 등이 연달아 성공을 거뒀습니다. 대부분의 작품이 시즌 2가 예정되어 있을 정도로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탄탄한 상황입니다. 무빙 역시 스핀오프나 시리즈물로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무빙을 비롯해 '타이밍' '어게인' '조명가게' '브릿지' 등 강풀 작가의 작품들이 초능력을 매개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연상케 할 정도로 확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강풀 유니버스'가 현실화하려면 첫 타자인 무빙의 성공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내년 공개될 무빙의 흥행 여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무빙 수혜주로 향합니다. 무빙 제작은 콘텐츠 미디어 기업 NEW의 자회사인 스튜디오앤뉴가 맡았습니다. NEW의 주가는 16일 전일 대비 0.0% 오른 741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지난 10월 연저점(5060원)을 찍은 뒤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실적 개선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4분기 흥행에 성공한 영화 '올빼미'의 성과를 반영하면 올해 흑자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NEW의 올해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1550억원으로 2018년 이후 최고 매출액을 경신할 것"이라며 "무빙 공개를 기점으로 텐트폴(대작) 드라마 제작사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내년에 선보일 영화·드라마 라인업도 탄탄합니다. 무빙 이외에도 엄정화 주연의 '닥터 차정숙', 정우성 주연의 '사랑한다고 말해줘', 김선호의 안방극장 복귀장인 '해시의 신루' 등이 편성 예정입니다. 영화 부문에서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와 강형철 감독의 '하이파이브' 등 최대 7편의 투자배급을 계획 중입니다. 배급 규모로만 따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이 본격화된다는 관측입니다. 김 연구원은 "NEW의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00억원, 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150% 증가할 것"이라며 "드라마(900억원)·영화(600억원) 부문이 매출액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