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복숭아 통조림 사재기로 난리난 중국…왜?

입력 2022-12-15 17:09
수정 2022-12-15 17:10

중국인들이 면역력에 좋다는 비타민C가 함유된 먹거리를 사재기하면서 중국 현지에서 복숭아 통조림 등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달 초 급격히 완화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확산한 결과다.

15일(현지시간) CNN과 자유아시아방송(RFA), BBC 등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에서 복숭아 통조림 등 제품의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복숭아 통조림은 많은 쇼핑몰에서 이미 동났으며, 마트 등 판매점에서도 구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봉쇄가 갑자기 해제되면서 사람들이 면역에 좋다는 음식을 사재기하면서 품귀 및 품절 상황까지 빚어진 것이다.

복숭아 통조림 인기 급상승에 중국 최대 통조림 제조업체인 다롄린자푸즈식품회사는 웨이보를 통해 "황도 통조림은 약효(치료 효과)가 없다"며 "시장 공급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사재기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의사들은 언론에 나와 "복숭아 통조림의 당 함유량이 높아 일부 기저질환자 특히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나쁘다"고 권고했다.


감기약, 해열제 등 약품과 신속 항원 진단키트 같은 의약품 품귀 상황도 심각하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심되는 발열 환자가 급증하고, 사재기 수요까지 몰려 약국마다 관련 약품과 진단키트가 동이 나면서 평소보다 3∼4배 웃돈을 줘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BBC는 "사재기는 팬데믹 초기 전 세계적으로 목격될 수 있던 현상이었으나 이제는 방역을 완화한 중국에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약국으로 몰려가 의약품을 닥치는 대로 구매하고 있다"면서 "겨울철 대규모 감염 확산을 두려워하는 시민들이 공황 상태로 의약품을 사재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불필요한 사재기로 의료 서비스에 큰 압력을 주고 있다며 대중들에게 의약품을 비축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당국은 또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경우 응급서비스에 전화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한편 지난달 중국에서는 거듭된 코로나19 봉쇄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지속되며 민심이 들끓자 중국 정부는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했다.

이후 중국 베이징에서는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코로나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2만명에 육박했고, 진료소를 찾는 시민은 일주일 전 대비 16배나 급증하는 등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