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대부분 공동주택은 장기 수선충당금이 부족해 제때 시설유지관리를 할 수 없습니다. 공동주택의 시설유지 비용은 민감한 사안입니다. 일반수선 유지비는 주거하는 세입자 등이 부담하지만 시설의 전면 교체는 소유자가 부담하기 때문이죠. 오픈매뉴얼은 시설 유지관리 이력 시스템과 장기수선 계획 검토·조정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로 누구나 쉽게 공동주택의 시설유지 비용을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오픈매뉴얼은 공동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통합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박준섭 대표(나이??)가 2020년 6월에 설립했다.
중견기업 기획실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박 대표는 부동산 개발업을 시작으로 창업에 발을 내디뎠다. 몇 번의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박 대표는 7년 전 공동주택에 전자 행정문서가 의무화된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공동주택 솔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솔루션 개발을 쉽게 생각하고 접근했지만, 생각과 달랐습니다. 공동주택은 생각보다 관련 업무가 넓고 깊습니다. 모든 것을 시스템에 담으려면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솔루션이 구체화 된 것은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과 함께 개발하면서부터입니다. 현재 공동주택 장기수선계획 검토·조정 시스템 개발이 완료돼 특허 등록까지 마쳤습니다.”
박 대표는 “공동주택 관리사무소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오픈매뉴얼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공동주택 관리사무소는 수기로 문서를 작성하고 잦은 인사이동 등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됐습니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관리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픈매뉴얼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 행정문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또한 현금을 취급하면서 자금 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기존에는 관리사무소장과 동대표 회장의 인감 도장을 찍은 지출결의서를 가지고 경리직원이 직접 은행을 방문해 출금 후에 해당 거래처로 송금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오픈매뉴얼은 전자 금융결제 펌 뱅킹 시스템을 적용했기에 투명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오픈매뉴얼을 통해 공동주택의 장기 수선충당금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주택의 경우 일반적으로 25~30년 되면 재건축이 이뤄져야 하지만 사회경제적인 여건으로 50~60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동주택이 노후화 될수록 안전과 관리 비용 등의 크고 작은 문제가 생깁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시설유지 관리 이력이 필요하죠. 오픈매뉴얼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오픈매뉴얼은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소장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장기수선계획 검토와 조정 의무는 입주자 대표회와 관리 주체인 ‘소장’에게 있습니다. 장기수선계획대로 공사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1000만원입니다. 하지만 소장이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픈매뉴얼은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솔루션을 개발했고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계약도 늘고 있죠. 현재 관리사무소장 네트워크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창업 후 박 대표는 “오픈매뉴얼을 사용하는 관리사무소가 늘면서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소식을 접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픈매뉴얼은 박 대표 외에 통합솔루션의 개발에 참여한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의 임병모 CTO, 조용한 개발 이사, 조봉래 수석, 최상근 수석, 그리고 장기수선계획 검토·조정 서비스 백진희 실장 등이 창업 멤버로 참여했다.
오픈매뉴얼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초기창업패키지와 신한퓨처스랩의 벤처기업에 선정됐다.
“공동주택은 통제 불가능한 비용 집행 과정에서 모든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정보의 비대칭으로 일어나는 갈등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한 행정정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오픈매뉴얼이 갈등이 없는 공동주택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설립일 : 2020년 6월
주요사업 : 테이터 시스템 구축 및 통합서비스의 판매업, 인터넷 플랫폼 및 정보 서비스 사업, 정보처리시스템 및 네트워크
성과 : 250여개 집합건물과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통합솔루션 서비스, 300여명의 관리사무소장에게 장기수선계획 검토 조정 세미나 진행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