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파병 군인인데" 사기 국내 피해 37억…총책 검거

입력 2022-12-15 15:45
수정 2022-12-15 15:46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 국제 사기 조직 일당 12명을 검거했다. 로맨스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15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스캠 네트워크' 국내 총책 등 일당 12명을 검거하고 그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외 파병 군인이나 자원봉사 의사 등 전문직을 사칭하며 친분을 쌓은 뒤 해외 배송료나 통관 비용 등의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을 말한다.

이번에 검거된 '스캠 네트워크' 일당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약 1년간 미군, 의사, UN, 환경단체, 선박회사 직원 등을 사칭했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포상금 및 보상금 등 거액을 한국으로 보내는데 필요한 통관비, 택배비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수억 원을 송금받아 가로챘다. 피해자 31명으로부터 편취한 돈은 총 37억원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우크라이나, 이라크 전쟁 등 평소 접해보지 못한 이야기에 유혹되거나 외국인과 대화한다는 신기함에 끌려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일당들의 추가 여죄를 계속 확인 중"이라며 국내에서 활동 중인 로맨스스캠 조직 일당에 대한 검거 활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로맨스스캠은 SNS를 통해 장기간 감정적 교류를 맺은 관계를 이용한 범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받는 물질적·정신적 피해가 상당하다"며 "SNS에서 금전을 요구할 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지인들을 통해 범죄 관련성 등을 거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