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7년까지 푸드테크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30개를 육성하고 현재 연간 5억달러가량인 이 분야 수출액을 20억달러로 늘린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위해 전국 12개 대학에 계약학과를 설립해 30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길러내고 기업의 푸드테크 연구개발(R&D) 비용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래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新)성장 4.0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4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푸드테크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푸드테크산업은 세계적으로 연평균 38%의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분야”라며 “정보통신·인공지능(AI)·로봇 등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식물성 대체식품, 온라인 유통 플랫폼, 배달·서빙·조리 로봇 등 식품 생산·유통·소비 과정에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AI 등 첨단기술을 결합한 신산업을 뜻한다.
농식품부는 현재 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2개뿐인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을 5년 안에 3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푸드테크 전용펀드를 조성하고, 원료 매입과 시설자금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큰 핵심 기술 분야의 R&D 지원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세포배양식품 생산, 식품 프린팅, 식품 업사이클링 등 10개 핵심 기술을 선정해 집중 지원한다. 푸드테크 관련 R&D, 시설투자 비용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현재 서울대·고려대·한양대·경희대 4곳에 설치된 푸드테크 계약학과를 2027년까지 12곳으로 늘리고 단기 교육과정을 포함해 5년 안에 3000명의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기업이 소재 개발, 제품 시험 등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과 장비를 갖춘 ‘푸드테크 융합 연구지원센터’도 내년부터 구축한다.
추 부총리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신성장 4.0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농업 중심의 성장 1.0, 제조업 중심의 2.0, IT산업 중심의 3.0에 이어 미래산업 중심의 새 성장전략을 짜겠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미래 첨단 분야와 디지털 전환, 전략산업 초격차 확보 등 분야에서 핵심 프로젝트를 발굴·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