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신약 개발 계열사 SK바이오팜이 내년 초 국내에서 뇌전증 발작을 감지·예측하는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이르면 2~3년 안에 상용화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1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CES 2023 사전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SK바이오팜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3’에서 뇌전증 발작 감지 의료기기 5종을 시제품 형태로 선보인다. 황선관 SK바이오팜 부사장은 “(해당 기기는) 내년부터 국내 임상에 들어간다”며 “웨어러블 기기와 빅데이터 기반 앱으로 발작을 실시간 예측, 감지, 알리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이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가 큰 데다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판매하고 있어서다. SK바이오팜은 2020년부터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이 약의 올해 3분기 미국 매출은 474억원이다. 1년 만에 138% 늘었다.
뇌전증 발작은 예측이 어렵다. 발작을 일으켜 쓰러질 때 의식을 잃고 넘어지는 환자가 많아 심하면 뇌진탕으로 사망한다. SK바이오팜은 뇌파와 심전도, 환자 움직임 등 생체신호를 감지해 뇌전증 발작을 예측한다. 뇌파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뇌전증 발작을 파악하는 첫 웨어러블 기기다. 미국 엠파티카의 스마트워치 ‘임브레이스’에 뇌전증 발작 감지 기능이 있지만 해당 기기는 피부 전기저항 변화만 활용한다. 황 부사장은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 사업 영역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