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 찾아간 외국기업들 "법인세 낮추면 투자 늘릴 수 있다"

입력 2022-12-14 09:54
수정 2022-12-14 09:57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외국기업 대표단이 최근 국회를 찾아가 여야 간 예산안 협상에서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법인세 인하에 대해 “법인세를 낮춰주면 투자를 늘릴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과 박현남 주한독일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2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접견 자리에서 법인세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암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법인세가 인하되면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기에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영업이익 3000억원 초과 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5%에서 22%로 낮추는 정부안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법인세 인하안을 ‘초부자감세’로 규정하고 수용 불가 의사를 천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법인세를 1~2%포인트 낮췄다”며 공격하고 있다.

이에 김진표 의장은 정부안대로 법인세율을 22%로 낮추되 시행 시기는 2년 늦추는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법인세와 외국인 투자 유치액 간 상관관계는 연구결과에서도 확인된다. 2020년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4%p 낮추면 FDI 순유입이 414억달러, 일자리는 40만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연은 지난 10월엔 ‘2022년 세제 개편안 평가 및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법인세 인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1년 기준 외국인의 국내 투자액이 111억8900만달러 증가하는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60억70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른 순자본유입액은 172억5900만달러(약 20조원)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첫해인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1990년 이후 27년 만에 22%에서 25%로 높여 2018년부터 시행했다. 이후 2021년까지 외국인 국내 투자 규모는 58억8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한경연은 추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