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아름다운 선율로 물들인 사람은 ‘아이돌급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임윤찬이었다. 이날 그와 호흡을 맞춘 파트너는 ‘스타인웨이’ 그랜드 피아노(사진). 클래식 음악계에서 최고로 꼽는 피아노다. 세계적인 클래식 연주회장이라면 하나쯤 갖고 있다는 바로 그 피아노다.
이 피아노의 정식 명칭은 ‘스타인웨이 앤드 선스’. 1853년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헨리 E 스타인웨이가 네 명의 아들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피아노 제조회사다. 회사를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1860년 뉴욕 필하모닉 공연에 놓이더니, 1867년에는 파리 엑스포에서 상도 받았다. 그 후로 ‘최고의 피아노’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스타인웨이가 피아니스트보다 더 훌륭하게 연주할 때도 있다”(아르헨티나가 낳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스타인웨이 덕분에 음악적 느낌을 모두 표현할 수 있다”(거장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는 극찬을 받았다.
이 회사가 갖고 있는 피아노 제조 관련 특허는 100개가 넘는다. 강한 타건도 너끈히 견뎌내도록 피아노 줄을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장력을 끌어올리는 등 현대 피아노의 원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들어가는 부품만 1만2000개에 달한다. 부품이 기준보다 0.1㎜ 이상 크거나 작으면 불합격 판정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스타인웨이 한 대를 만드는 데 1년 넘게 걸린다. 현재 미국 뉴욕과 독일 함부르크 등 두 곳에서 생산한다.
피아노는 최고로 인정받지만 회사의 돈벌이는 시원치 않았다. 1970년대 미국 방송사 CBS가 인수했다가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한때 삼익악기가 최대 지분을 보유한 적도 있다. 지금은 미국 투자회사 폴슨앤드코가 갖고 있는데, 중국 수요가 대폭 늘어난 데 힘입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