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 군인들이 지난 9일 국경 인근에서 충돌해 양측에 부상자가 나왔다고 인도ANI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과 인도 군인이 국경 분쟁지역에서 충돌한 건 2020년 6월 이후 2년 만이다.
인도 ANI에 따르면 양국 군인들은 지난 9일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 인근 타왕 지역 국경에서 충돌했다. 이날 중국 군인들이 이 지역 실질 통제선(LAC)으로 접근하자 인도군이 막아서며 충돌이 벌어졌다.
ANI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당시 인도군 최소 3개 부대와 600여명의 중국군이 맞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인도군 20여명이, 중국군 여러 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충돌 직후 양측은 현장에서 즉각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남티베트라고 부르는 지역으로 1914년 당시 영국령이었던 인도와 티베트 간의 국경 합의를 통해 인도로 편입됐다. 중국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 지역 9만㎢에 대해 중국령 티베트라며 영유권을 주장했다. 실효 지배 중인 인도와 장기간 마찰이 빚어졌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이 지역을 두고 전쟁까지 벌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 못했다. 양측 군이 관할하는 LAC를 경계로 삼게 됐다. 하지만 LAC가 설치된 곳의 고도가 해발 3000m를 넘는 데다 지형지물 경계가 불분명해 갈등은 지속됐다.
2017년 73일간 무력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양국은 같은 해 5월 판공호수에서 난투극을 벌였고, 라다크지역 카라코람산 갈완계곡에선 돌과 주먹, 각목 등으로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했다. 양측은 실질 통제선을 따라 포병과 탱크 등을 배치하고 국경 수비대를 증원하며 전운이 고조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양국 국방부는 판공호수 북부와 남부에서 부대를 철수하고 지휘관급 담판을 통해 분쟁을 매듭지으려 했다. 하지만 여전히 관계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통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과 두 차례 마주했지만 양국 정상회담은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2020년 충돌 이후 냉랭한 관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