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미국 국적의 한 기자가 사망한 지 하루 만에 카타르 국적의 기자가 숨졌다고 카타르 현지 언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카타르 알카스TV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 회사의 사진 기자 칼리드 알 미슬람이 사망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망 원인과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알카스TV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미슬람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크리에이티브 부서의 사진 기자 칼리드 알 미슬람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카타르 기자 사망은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미국 국적의 기자 그랜트 월이 사망한 지 몇 시간 만에 일어났다.
앞서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8강전을 취재하던 월이 갑작스럽게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월은 연장전 도중 기자석에서 갑작스럽게 고통을 호소하다 쓰러졌다. 구급차가 약 20분간 현장에서 응급처치한 뒤 월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월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월드컵 개막 이후 과도한 스케줄을 소화한 탓에 최근 건강이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몸이 고장 난 것 같다. 3주간 잠도 거의 못 자고 스트레스가 심했다. 미국과 네덜란드의 16강전(4일)이 열린 날 증세가 심해졌다. 가슴 윗부분에 강한 압박과 불편함이 있다"는 글을 올렸다.
월은 월드컵 내내 성적소수자를 탄압하는 카타르 정부를 비난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지난달 22일에는 미국과 웨일스의 조별리그에 성적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무늬 티셔츠를 입고 갔다가 약 30분간 구금되기도 했다.
월의 동생 에릭은 "우리 형은 건강했다. 내게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우리 형이 그냥 죽은 것이 아니라 살해당한 것이라 믿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