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들도 고금리엔…대치·목동 등 학군지 전셋값 하락

입력 2022-12-12 17:50
수정 2022-12-20 19:57
서울 대치동·목동 등 대표 학군지들도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시장 한파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새 학기를 앞두고 이사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임에도 전세 물량이 쌓이고 전셋값도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치동 학원가가 있는 강남구 전세 매물은 8161건으로, 1년 전(5552건)에 비해 46.9% 증가했다. 대치동과 함께 학원가로 유명한 목동이 속한 양천구도 같은 기간 전세 물건이 870건에서 2220건으로 155.1% 증가했다.

서울의 대표 명문 학군지인 두 곳은 이사 비수기인 겨울에 오히려 임차 수요가 몰리는 지역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이사하려는 학부모들이 꾸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고금리 기조로 수요가 이탈하면서 전세 물건이 쌓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 2~3% 수준이었던 전세 대출 금리는 올 들어 연 7%까지 치솟았다.

전셋값도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첫째주(5일 기준) 0.98% 떨어져 전주(-0.79%)보다 낙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양천구도 -0.76%에서 -0.89%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세 가격은 최고가 대비 반토막 났다. 현재 인근 중개업소에선 전용면적 76㎡ 전세 물건이 보증금 4억8000만~8억8000만원에 나와 있다. 재건축 예정 단지라 수리 여부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큰 편이지만 최고가(10억원·작년 9월)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이 주택형은 지난 7일 최고가의 절반 수준인 5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3단지 전용 95㎡의 전세 보증금도 8억~9억3000만원 수준에 시장에 나와 있다. 이는 작년 12월 보증금 12억5000만원에 계약된 것보다 최대 4억5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인 만큼 ‘깡통전세’(전세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주택)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빠지는 시장이기 때문에 학군지라고 안심할 수 없다”며 “빌라, 오피스텔 등 비주력 상품은 강남구와 양천구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