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탓만 하고 잘못 안 고쳐"…올해의 사자성어 1위 '과이불개'

입력 2022-12-11 14:06
수정 2022-12-11 14:07

전국 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음)'로 나타났다.

11일 교수신문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9%(476명)가 '과이불개'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았다고 밝혔다.

'과이불개'는 '논어'의 '위령공편'에 처음 등장한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라고 지적했다.

과이불개를 언급한 교수들은 대체로 정치권을 겨냥해 비판했다.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장)는 "우리나라 여당이나 야당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대통령 탓'이라고 말하고 고칠 생각을 않는다. 그러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지려는 정치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한 40대 사회계열 교수는 "현재 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민생은 없고, 당리당략에 빠져서 나라의 미래 발전보다 정쟁만 앞세운다"고 말했다. 60대 예체능계열 교수는 "여당이 야당되었을 때 야당이 여당 되었을 때 똑같다"고 날을 세웠다.

교수사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60대 인문학 교수는 "논문 표절 문제가 불거지면 논문 제출자만 탓할 뿐 지도교수와 심사위원에 대해서는 아무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2위는 14.7%(137표)를 얻은 '욕개미창(欲蓋彌彰·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이었다. 남기탁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회 이사장)는 추천이유에 대해 "우리 대학의 연구 윤리가 보다 엄격하고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누란지위(累卵之危·여러 알을 쌓아놓은 듯한 위태로움)' 13.8%(129표), 문과수비(文過遂非·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 13.3%(124표), 군맹무상(群盲撫象·눈먼 사람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며 말하다) 7.4%(69표) 순이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