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포르투갈도 1-0 제압…아프리카 최초 4강 진출[카타르 월드컵]

입력 2022-12-11 02:53
수정 2023-01-10 00:01
모로코가 '아프리카의 돌풍'을 일으키며 포르투갈까지 제압,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신의 마지막 세계무대를 8강에서 마무리했다.

모로코는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유시프 누사이리(세비야)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에 1-0으로 이겼다.

모로코는 조별리그에서 벨기에를 탈락시키고, 16강전에서 스페인을 떨어트리면서 이변의 이변을 낳았다. 8강에서는 포르투갈까지 꺾으며 아프리카 팀 최초로 월드컵 준결승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모로코는 1970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통산 6번째 월드컵에 나섰으며, 4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모로코에 앞서 카메룬(1994년), 세네갈(2002년), 가나(2010년)가 8강에 올랐지만 준결승 진출에 실패 한 바 있다. 모로코는 프랑스-잉글랜드 승자와 15일 오전 4시 결승 진출을 다툰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포르투갈은 16년 만의 4강 진출을 노렸지만 실패하게 됐다. 5연속 월드컵 무대에 도전했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후반에 투입돼 뛰었지만, 팀 패배에 눈물을 흘렸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두 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스위스와 16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신성 곤살루 하무스를 선봉에 세웠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반 볼 점유율에서는 포르투갈이 62%-27%(경합 11%)로 앞섰다. 하지만 모로코의 촘촘한 두 줄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전반 31분 펠릭스의 슈팅이 모로코 수비수 몸에 맞고 골문을 벗어나는 등 기회를 날렸다.

반면 누사이리 등을 필두로 한 모로코가 전반 슈팅 개수에선 7(유효 슛 2)-5(유효 슛1)로 우위를 점했다. 기회가 보일 때마다 포르투갈의 골문을 두드리던 모로코는 전반 42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아흐야 아띠야툴라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누사이리가 뛰어올라 문전에서 머리로 밀어 넣었다. 누사이리는 모로코 선수로는 월드컵 통산 역대 최다인 3골을 기록하게 됐다.

포르투갈은 후반 6분 후벵 네베스, 하파엘 게헤이루를 빼고 호날두와 주앙 칸셀루를 투입했다. 교체 출전으로 호날두는 통산 196번째 A매치에 출전, 쿠웨이트 바베르 알 무타와와 A매치 최다 출전 기록 타이를 이뤘다.

포르투갈은 후반 공격에 '올인'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모로코는 주장이자 주전 수비수인 로망 사이스가 다리에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는 변수를 맞았다. 모로코는 무려 6명이 수비 라인을 구성, 포르투갈에 슈팅 기회를 주지 않았다.

야신 부누 골키퍼 중심의 모로코 수비는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후반 13분 하무스의 헤딩 슛은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고, 6분 뒤 페르난드스가 페널티 아크에서 찬 오른발 슈팅은 골대를 살짝 넘겼다. 후반 추가 시간에도 뒷공간을 파고든 호날두의 오른발 슈팅도 야신에게 막혔고 페프의 헤딩도 소용없었다.

모로코는 후반 48분 왈리드 샷디라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수적 열세까지 밀렸다. 그럼에도 집중력을 발휘해 한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4번째 무실점을 기록하며 '아프리카 방패'의 면모를 드러내면서 4강 티켓을 따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