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사려 했는데 주가 급락"…LG엔솔 직원들 '안절부절'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입력 2022-12-09 21:31
수정 2022-12-11 14:24

대박의 꿈을 품고 우리사주에 투자했던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멘붕에 걸렸습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한 달 만에 1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날렸기 때문입니다.

회사 주차장이 포르쉐 타이칸으로 늘어설 것이란 기대도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3.01% 내린 51만5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11일 최고점(62만4000원) 대비 17.5% 떨어졌습니다.

상장 당시 LG에너지솔루션 직원 9564명(작년 말 기준)은 1인당 평균 2억5578만원을 청약했습니다. 공모가는 30만원입니다. 주가가 두 배 넘게 오르면서 인당 평균 수익은 2억7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평가 수익은 1억800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1년 치 연봉이 한 달 만에 날아간 것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의 평균 연봉은 9000만원입니다.

직원들은 주가가 1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 달 전 기세로는 가능해 보였습니다. 회사 주차장이 포르쉐 타이칸으로 가득찰 것이라는 얘기까지 돌았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줄고 있는데 비싼 전기차가 잘 팔리겠냐”고 했습니다.

직원들은 줄어든 수익까지 날릴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 동안 처분할 수 없습니다. 주식을 팔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합니다. 퇴사하지 않고 주식을 팔려면 내년 1월 27일까지 버텨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직원들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우리사주에 영끌했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직원들은 주가가 급락하면서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우리사주 물량 자체도 부담입니다. 우리사주 보유 지분은 3.42%에 달합니다. 우리 사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주가에 핵폭탄급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보호 예수 해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미리 주식을 던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들어 20~3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여의도 증권가 소식과 개미들 이야기를 다룬 <불개미 구조대>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