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플레 공포'…생산자물가 또 마이너스

입력 2022-12-09 17:36
수정 2022-12-1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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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도매물가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11월 자동차 판매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근 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을 둘러싸고 감염자 급증이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와 경기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살아날까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1.3%로 집계됐다고 9일 발표했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 10월에도 -1.3%를 나타내 코로나19 사태 충격이 이어지던 2020년 12월(-0.4%) 이후 2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PPI는 금속, 연료, 섬유 등 주요 원·부자재의 공장 출고가격을 반영한 경제지표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치인 13.5%를 찍은 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각국의 확장적 재정, 올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나타났지만 중국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제로 코로나’ 통제에 PPI 상승률이 오히려 떨어졌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CPI 상승률은 9월 2.8%, 10월 2.1%에 이어 둔화하는 추세다.

중국의 소비 수요를 나타내는 주택과 자동차 판매 부진도 계속됐다. 11월 신규 주택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5% 줄어 17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11월 승용차 판매량은 167만 대로 9.5% 감소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대표는 “중국 당국이 최근 방역 정책을 서둘러 완화하는 것은 경기 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내년 경제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업무)회의를 오는 15일 열 예정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각 성·시 당서기, 각 부 장관, 대형 국유기업 대표 등 수백 명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선 부동산 시장 부양 정책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산업은 1년 넘게 지속된 대출 제한 등 고강도 규제로 침체에 빠졌다. 감염자 급증 우려제로 코로나 규제 완화로 중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할 것이란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시장조사업체 에어피니티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전히 폐기하면 130만~21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홍콩의 방역 완화 사례를 참고한 분석이다. 수억 명이 귀성하는 내년 1월 춘제(설) 연휴가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보건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펑쯔젠 전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대규모 감염 충격의 첫 정점에 도달하면 전체 인구의 60%가 감염되고, 최종적으로는 감염률이 80~9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신규 감염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전날 중국의 신규 감염자는 1만6363명으로 7일보다 4434명 줄었다. 신규 감염자가 2만 명을 밑돈 것은 지난달 16일 2만2080명 후 처음이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를 대폭 완화한 데다 양성이 나와도 통보를 늦추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감염자는 더 많을 것이란 지적이다.

반면 낙관론도 여전하다. JP모간은 중국이 질서 있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내년에 5.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리오프닝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특별한 부양책 없이도 5.8%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