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아우디 할인공세에…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조기 등판'

입력 2022-12-09 14:39
수정 2022-12-09 14:40

당초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차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출고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말 경쟁사들이 대규모 할인공세를 펼치면서 신형 그랜저 대기 수요 이탈을 염두에 둔 현대차의 대응으로 풀이된다.

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7일부터 7세대 그랜저인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소비자 인도를 시작했다.

당초 지난달 출고를 시작한 내연기관 모델과 달리 하이브리드 모델은 그동안 계약만 받고 구체적 출시 시기를 알리지는 않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디 올 뉴 그랜저 발표 행사에서 친환경 인증 문제를 이유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출시 계획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신형 그랜저인 디 올 뉴 그랜저는 한때 대기 수요만 11만대에 달해 현대차 측에서 사전계약을 아예 중단한 바 있다. 11만대에 달하는 대기수요 중 절반이 넘는 55~60%가량이 하이브리드 모델 수요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하이브리드 모델을 계약한 대기자의 경우 신차를 받으려면 약 11개월 기다려야 한다.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10개월이 소요됐었다.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모델 '조기 등판'에 나선 것은 11만대에 달하는 신형 그랜저 대기 수요를 빼앗기 위해 경쟁사들이 대규모 할인행사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MW는 5시리즈를 트림과 파워트레인에 따라 800만~1000만원가량 깎아주고 있고, 아우디도 A6를 800만~1000만원 인하해 팔고 있다. A6 디젤 일부 모델(40TDI, 5799만원)의 경우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풀옵션(5800만원대)보다 값이 저렴하다. 폭스바겐 역시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을 최대 20% 할인해준다.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프리미엄, 익스클루시브, 캘리그래피 등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되고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인하를 적용해 약 4230만~5120만원으로 책정됐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다운사이징 엔진이 적용됐다. 기존에는 2.2L 가솔린 엔진이 적용됐지만, 이번에는 배기량을 더 낮춰 1.6L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다만 터보차저 기술 덕에 성능을 손해 보지 않고 연비 효율은 개선했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kgf·m의 성능을 발휘하고 복합연비는 L당 18km에 달한다. 구동 모터를 활용해 주행 성능을 향상시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모션 드라이브가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