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사진)은 8일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와의 소송에 대해 “소송을 오래 끄는 건 (한·미) 둘 다 죽는 길”이라며 “(그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원전 시장을 다 가져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이날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원자력은 서로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원자력 협력은 자유 가치를 지키는 동맹이고 양국이 에너지를 같이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미 연방법원에 한국형 원자로(APR1400) 수출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다. APR1400이 웨스팅하우스가 인수한 컨버스천엔지니어링(CE)의 ‘시스템80’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큼 수출 시 웨스팅하우스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로열티 지급 없이 국내외에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실시권’이 기술사용 협정문에 명문화돼 있어 수출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황 사장은 한수원이 최근 입찰 희망서를 제출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가 상당히 우위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체코는 기술적, 경제적 상황 등을 살필 것”이라고 했다. 폴란드 원전 수주전 때 폴란드가 미국을 핵심 사업파트너로 삼은 것처럼 체코도 그럴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