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품 보관하던 낡은 창고…9味 당기는 맛남의 장소 됐다

입력 2022-12-08 16:57
수정 2022-12-09 02:05

업사이클링(upcycling)은 폐기되는 자원에 디자인과 새로운 활용도를 더해 가치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부천아트벙커B39처럼 수명을 다한 공간이 부활하는 ‘공간의 업사이클링’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쓰레기 소각장이나 더 이상 쓰지 않는 창고와 공장 등을 새롭게 변신시키고 있다. 지역민들과 함께한 역사적인 유산을 이어가고, 기존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점에서 환경 면으로 또 문화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낡은 폐건물에 도시재생이라는 새로운 숨을 불어넣은 업사이클링 공간들을 만나보자.


뒤로는 유달산이 둘러싸고, 앞으로는 목포 여객선터미널,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곳에 목포미식문화갤러리 해관1897이 있다. 옛 목포세관창고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지난 6월 22일 개관한 해관1897은 목포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읽고, 미식도시 목포를 맛보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남 서남단의 목포는 바다와 육지, 섬과 섬을 잇는 관문으로서 125년 전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개항했다. 다른 도시에서는 개항 이후 세관이 설치됐으나 목포는 세관을 먼저 설치한 뒤 1897년 개항됐다. 국제항으로서 세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했던 이유이리라.


개항과 동시에 목포세관은 해관(海關)이라는 명칭으로 관세 업무를 시작했고 1907년 해관에서 세관으로 개칭했다. 1968년 삼학도로 이전하기까지 관세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듬해 목포진에서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 1908년 준공한 본관 건물은 관장실, 은행원실, 사무실, 서류실 등 11개 공간으로 이뤄졌다. 6·25전쟁으로 소실된 본관은 2020년 발굴 조사로 기초 부분이 확인돼 하나의 전시물(옛 목포세관 본관 터)로 외부에 보존했다.


1955년 외국 물품을 임시 보관하던 보세창고로 지어진 작은 창고와 큰 창고는 오늘날 해관1897을 이루는 주요 공간이 됐다. 붉은 벽돌, 콘크리트, 목재 구조물이 어우러진 작은 창고는 원형이 잘 보존돼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여겨진다. 목포 개항과 세관에 관한 역사를 다채로운 전시물로 만날 수 있으니 우선 들러보면 유익하다.

큰 창고는 ‘맛의 도시 목포’를 대표하는 미식관광 플랫폼으로서 임무를 부여받았다. 스몰푸드존, 푸드랩 등에서 ‘목포9미’를 주제로 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목포9미는 민어회, 홍어삼합, 세발낙지,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찜), 준치무침, 아귀탕(찜), 우럭간국 등 목포를 대표하는 음식들이다.


해관1897에서는 목포9미를 ‘한 상 차림’으로 만날 기회를 준다. ‘목포9미정찬’은 민어간국, 애갈치볶음, 낙지초무침, 간장꽃게장, 아귀전, 병어구이, 갈치구이, 묵은지, 초록나물을 내놓는다(12월 1일 기준). 쿠킹클래스, 외식창업교육 등의 테마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것도 해관1897의 매력이다.

항구도시로서 목포의 만남, 해양도시로서 목포의 ‘맛남’이 이뤄지는 곳, 목포 여행할 때 가장 먼저 목포미식문화갤러리 해관1897로 가보자.

정상미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 이효태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