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공포통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탈레반 당국이 이날 서부 파라주에서 고위 관리 등 수백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인범에 대한 사형을 진행했다.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첫 사형 공개집행이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이번 처형에 대해 "법원 3곳과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승인을 받는 등 매우 신중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처형된 살인범은 5년 전 한 남성을 살해하고, 그의 오토바이와 휴대폰 등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지난달 23일에도 동부 로가르주의 축구 경기장에서 절도범, 간통범 등 14명에게 공개 태형을 집행한 바 있다.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경기장 공개 처형, 손발 절단형, 투석형 등으로 악명 높았던 탈레반이 과거 같은 가혹한 형벌을 다시 도입한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달 12일 아쿤드자다가 판사들에게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벌을 시행하라고 지시하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쿤드자다는 "절도, 납치, 선동 등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샤리아의 모든 조건에 맞으면 후두드(hudud)와 키사스(qisas)를 시행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후두드는 살인·강도·강간·간통 등 중범죄에 대한 이슬람식 형벌로 참수, 투석, 손발 절단, 태형 등을 담고 있고, 키사스는 쿠란(이슬람 경전)의 형벌 원칙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의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