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조 허락 없인 공장 못 짓는 나라, 노동개혁 없인 미래도 없다

입력 2022-12-07 17:31
수정 2022-12-08 07:13
기아 화성 전기자동차 신공장 건설이 노조 반대로 10개월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는 한경 보도다. 생산 대수와 외주 계획 등을 문제 삼아 25년 만의 신공장 건설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노조는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투자 계획을 볼모삼아 향후 임단협 등에서 노조의 이해를 관철시키려는 음험한 전략에 다름 아니다.

기아 노조가 왜 이런 안하무인이 됐는지는 다 아는 그대로다. 기아 노조는 2020년까지 임금 인상, 복지 확대 등을 요구하며 9년 연속 파업을 벌였다. 회사는 그때마다 적당히 타협하며 노조 요구를 들어줬다. 그 결과 기아 노조는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고, 동종업계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를 누리는 노동 귀족이 됐고, 그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어떤 투자나 사업 계획도 용납하지 않는 괴물이 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노조의 극악스러운 관행을 깨부수겠다며 새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행위에 업무개시명령 등을 발동하며 그 어느 때보다 법과 원칙에 근거한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비조합원 차량의 쇠구슬 테러 등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즉각 체포 등 공권력 사용에 거리낌이 없다. 민생과 경제를 볼모로 한 민노총의 민폐 파업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의지에 여론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기아 등 개별 기업도 이참에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걱정되는 게 국회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노조 쪽으로 기울어진 경영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불법파업조장법 등이 거대 야당 주도로 국회에 발의돼 있다. 또 한쪽에서는 노조의 경영 참여를 합법화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한결같이 기업하기 힘든 나라를 만드는 ‘개악법’이다. “이런 노조 천국에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업이 공장 지으러 오겠느냐”는 경영계 호소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