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는 약 개발 늘어나는 JAK억제제…레오파마, 손습진 3상 성공

입력 2022-12-07 17:46
수정 2022-12-07 23:49


류머티즘 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등 면역질환 분야에서 블록버스터 후보군으로 꼽히는 'JAK 억제제'가 바르는 연고제형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제약사 인사이트가 아토피 피부염용 연고를 선보인 데 이어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가 만성 손습진 환자를 위한 3상시험에 성공했다.

레오파마는 6일(현지시간) 델고시티닙 임상 3상시험에서 1차 지표에 충족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델고시티닙은 바르는 JAK 억제제 후보물질이다. 중등도와 중증 성인 만성 손습진(CHE)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레오파마는 델고시티닙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 3상시험을 두 개로 나눠 진행했다. 이번에 발표한 것은 DELTA1 결과다. 환자 48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가짜약(vehicle-controlled)과 델고시티닙 20mg을 16주 동안 매일 두번 바르도록 한 뒤 IGA(Investigator’s Global Assessment) 점수 변화를 관찰한 결과를 1차 지표로 삼았다.

만성 손 습진 IGA 점수가 0점(깨끗함)이나 1점(병변이 거의 남지 않거나 거의 깨끗함)에 도달한 것을 치료 성공으로 판단했다. 2점(순함), 3점(보통), 4점(심함)까지 구성된 이 점수에서 두 단계 이상 개선돼야 한다.

레오파마는 이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1차 지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델고시티닙 치료군은 대조군보다 치료 시작한 초기에 상당한 비율로 증상이 개선됐다. 가려움증과 통증을 줄여주는 정도를 확인한 2차 지표도 충족됐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했다. 레오파마는 추후 국제학술지 등에 이번 연구 결과의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레오파마의 요르그 뮐러 글로벌 R&D책임자는 "중등도부터 중증에 이르는 만성 손습진 환자는 증상을 반복적으로 호소하고 삶의 질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이들을 위한 국소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델고시티닙이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르는 JAK 억제제 시장이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인사이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바르는 JAK 억제제인 옵젤루라(성분명 룩솔리티닙) 시판 허가를 받았다. 기존 스테로이드연고 등을 쓸 수 없거나 1차 치료에 실패한 만 12세 이상 경증 및 중등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옵젤루라 매출은 3800만달러다. 2분기 17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에선 내년 매출 증가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사이트는 올해 7월 FDA로부터 백반증 환자 치료에도 이 약을 쓸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다.

델고시티닙은 레오파마가 2014년 일본 재팬타바코로부터 도입한 약이다.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 및 상업권을 레오파마가 보유하고 있다. 레오파마는 피부질환 치료제 분야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덴마크 회사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