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했던 작심 발언이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10일 월드컵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축구협회 및 K리그를 거세게 비판했다. 약 3~4일 간격으로 열린 K리그 및 FA컵 일정 때문이었다.
당시 벤투 감독은 "(축구협회 및 K리그는) 선수들의 휴식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돈과 스폰서인 것 같다"며 "제 의견은 한국이 대표팀을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는 얘기"라고 직격했다. 이어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길 원하는 것 같은데, 올바른 방식으로 팀과 선수를 도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진수 선수의 부상을 언급하며 "김진수의 경우 몸 상태가 좋지 않다. 하지만 그건 놀랍지도 않다"고 했다. 벤투 감독은 "(김진수는) FA컵에서 부상을 당하고도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월드컵을 잃을 수도 있는 큰 리스크를 가지고 경기에 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리그 최종전 경우에는 (전북의) 우승 가능성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문환과 김진수가 각각 90분, 60분을 소화했다"고 했다. 앞서 김진수는 지난 10월 5일 FA컵 준결승에서 허벅지 뒤 근육 부상을 입었던 바 있다.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은 지난 9월이다. 벤투 감독이 한국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된 직후다. 한편 벤투 감독은 지난 6일 "한국 대표팀 감독직 재계약을 안 하기로 했다"며 "결정은 이미 지난 9월에 이뤄졌다. 선수들과 축구협회 회장에게도 내 의사를 밝혀 뒀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병지 축구협회 부회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벤투 감독을 잡을 여지가 없느냐는 질문에 "아마 힘들지 않겠느냐"면서 "몇 달 전에는 월드컵에 관한 결과를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추가 옵션으로 계약 기간이 주어졌던 것 같은데, 그렇게 해서는 아마 벤투 감독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