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자촌 출신 경제부총리 신화' 김동연은 누구?

입력 2022-12-06 16:33
수정 2022-12-06 19:39

김동연 경기지사는 상고와 야간대를 거쳐 경제부총리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1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자란 그가 대학을 포기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엔 한국신탁은행(하나은행)에 입행했고, 국제대(현 서경대) 법학과를 야간으로 다녔다. 그가 회고한 대로 ‘바쁜 일과 중 15분을 짜내 공부하는’ 노력 끝에 1982년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경제 관료 시절엔 치밀하고 집요한 일 처리로 정평이 났다.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을 하던 2005년에는 국내 최초 전략보고서인 ‘국가비전 2030’ 작성의 실무를 총괄했다. 김 지사는 “지속 가능성을 위해 성장과 분배라는 수레의 두 바퀴가 함께 가야 한다는 주장을 최초로 담은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중용되던 늘 경제 관료였다.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장으로, 문재인 정부에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일했다. 2013년 큰아들을 백혈병으로 잃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이후 한 칼럼에서 “(아들이 투병한 서울대병원이 있는) 혜화역 3번 출구는 다시 가지 못한다. ‘가족 중 누군가 아파야 한다면 자기인 것이 다행’이라고 했던 큰애 때문”이라고 썼다. 김 지사는 10·29 참사 이후 도청에 마련한 분향소를 매일 방문해 누구보다 아파했다.

지난 20대 대선에 도전했던 그는 준비기간 동안 좌우명을 딴 ‘유쾌한 반란’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전국으로 강연을 다녔다. 김 지사는 각종 강연과 인터뷰에서 젊은 날의 고난을 ‘위장된 축복’이라고 표현한다. 인생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다음 꿈을 꾸는 여정 속에 있었다는 의미다.

김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