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약세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자금줄’이 마르자 ELB 발행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ELB 발행액은 총 11조99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액인 8조3196억원보다 44.2% 증가했다. ELB 발행 건수는 지난달까지 1624건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166건보다 39.2% 늘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1조184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차증권(1조1845억원, 메리츠증권(1조1158억원), 교보증권(1조705억원), 삼성증권(9336억원) 순서였다.
ELB는 자산 대부분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국공채 등에 투자하고 일부를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위험 자산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안전자산에서 나온 이자 수익으로 손실을 상쇄할 수 있어 변동성 장세에 인기가 높다. 올해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수익률이 개선돼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은 ELB 목표수익률을 6~7%대로 제시하고 있다.
높은 ELB 금리는 향후 증권사에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ELB 발행을 늘리는 데는 증시 약세와 부동산 시장 급냉으로 인한 증권사들의 자금 사정 악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단기자금 시장이 얼어붙자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ELB로 자금조달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경우 발행어음 권한이 없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ELB 발행을 늘리고 있다”며 “ELB 발행으로 국채, 은행채 등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증권사 ELB 발행이 느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