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대표팀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가 우리나라와 경기에서 교체될 때 보인 행동에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AFP, AP통신에 따르면 산투스 감독은 지난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당시 호날두의 행동에 대한 질의에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펼쳐진 포르투갈과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 선발 출전한 호날두는 별다른 활약 없이 후반 21분 안드레 실바와 교체됐다.
전반 27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등에 적중한 후 김영권의 앞에 떨어져 1-1로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로 이어지는 등 부진한 호날두는 어두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런데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는 중 돌연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하라는 행동을 취하는 등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포르투갈 매체들은 호날두가 산투스 감독에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호날두는 언쟁을 벌인 조규성에게 한 행동이라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이 상황에 대해 "내가 교체될 때 한국 선수가 빨리 나가라고 해서 조용히 하라고 말한 것"이라며 "그에겐 그런 말을 할 권리가 없다. 내가 빨리 나가지 않았다면 심판이 지적했을 문제"라고 밝혔다.
실제로 조규성도 호날두와 입씨름이 있었다고 했다. 산투스 감독은 경기 후 회견에서 "(호날두가) 한국 선수와 관련해 (경기 중) 기분이 나쁜 것처럼 보였다"며 "한국 선수가 '가라'하는 손짓을 해서 기분이 나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선수가 영어로 얘기한 것 같은데, 뭔가 공격적인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5일 다시 이 상황에 대한 질의를 받자 본심을 드러냈다. 산투스 감독은 "내 대답은 둘로 나뉜다. 첫 번째 대답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다르지 않다"며 "그라운드에서는 별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두 번째 대답은 내가 그 장면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하지만 그건 이제 끝난 문제다. 내부적으로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포르투갈은 오는 7일 오전 4시 스위스와 16강전을 치른다.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한 호날두를 향한 자국 여론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포르투갈의 스포츠 매체 '아볼라'는 지난 4일 '호날두가 계속 선발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구독자의 70%가 '아니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산투스 감독은 "이런 종류의 자료는 읽지 않는다"며 팬들의 여론에는 관심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내가 이런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게 아니다"라며 "단순히 훈련할 시간이 3일 남아 뉴스 등은 보지 않는 것이다.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