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삼성전자 주가 6만원 붕괴에 개미들 '혼란'

입력 2022-12-06 10:14
수정 2022-12-07 09:41
한 달여 만의 '5만전자'다. 간밤 미 증시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하락한 가운데 업황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우리 증시 대장주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46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600원(1%) 밀린 5만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기준 장중 기록한 저가는 5만9300원이다. 주가가 6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달 4일 이후 약 한 달만이다. 같은 시각 소속시장인 코스피지수도 전일보다 10.9포인트(0.49%) 내린 2407.42를 기록 중이다.

당장 이날 하락은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 하락한 데 따른 악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 증시는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경제지표에 오히려 실망감을 나타냈다.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긴축 기조가 더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2.78포인트(1.4%) 밀린 3만3947.10에 장을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2.86포인트(1.79%) 하락한 3998.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1.56포인트(1.93%) 하락한 1만1239.94에 거래를 마쳤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1.58%), 마이크론(-1.17%), AMD(-1.81%) 등 글로벌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제 약세를 띠었다. 대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VanEck Semiconductor ETF(SMH)도 1.19% 밀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둔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여러 악재에 부딪혀 연초 이후 전일까지 22.99% 빠졌다. 지난 9월 말 연중 최저치인 5만1800원을 찍고난 뒤 반등하나 싶었지만 좀처럼 6만원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간 유지해온 6만원 박스권조차 무너지자 종목토론방에서 투자자들은 '내가 이 상황을 보려고 지금까지 기다렸나 자괴감이 든다', '이러다 4만전자 가겠다', '물타기할 돈도 없는데 어쩌나', '축구도 떨어지고 삼성전자만은 오르겠거니 기대했는데' 등의 의견을 보였다.

다만 곡소리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지금이 추가 매수 타이밍인 듯', '내려도 기분 좋은 주식, 더 살 기회다', '5만원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사야지' 등 오히려 물타기(주가 하락 시 저점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일) 신호로 받아들인 이들도 많았다.

한편 최근 1개월간의 수급을 살펴보면 개인 대 외국인·기관의 양상이다. 개인 홀로 8114억원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43억원, 3620억원어치 사들이며 개인 매도 물량을 그대로 받아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국내 증시 개인 순매도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의 강한 매도세는 반등 흐름에서의 일부 이익실현과 주식시장 매력도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최근 일부 증권사가 리포트를 통해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부진을 점치며 냉혹한 평가와 보다 나쁜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삼성전자도 영향을 받았다"며 "반도체 업황뿐 아니라 증시 자체에 대한 매력도 한껏 밀린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이 지금을 단기고점으로 인식하고 6만원선에서 차익실현한 뒤 자금을 빼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