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 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은 높았습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2대 1로 꺾고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했지만, 브라질에게 4대 1로 패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16강전이 열리는 6일 이른 새벽, 매서운 추위에도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경기를 기다렸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점수를 내주며 4대 0으로 전반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후반전 시작과 함께 갑자기 많은 눈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광장의 온도도 차갑게 식었습니다.
후반전 들어 선수 교체로 활기를 띄던 대한민국은 후반 31분 백승호가 기다리던 만회골을 터트렸습니다. 시민들은 마치 승리하기라도 한 듯이 기뻐하며 환호했습니다.
경기가 종료되고 누구보다 분하고 아쉬웠을 선수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경기에서 패배했다고 미안해한다면 월드컵에서 미안하지 않을 팀은 우승팀뿐입니다. 국민들은 대표팀의 투혼을 지켜봤고, 선수들과 감정을 같이했습니다. 승리에 함께 기뻐하고, 우루과이 결과를 기다리며 같이 마음 졸였고, 막강한 전력의 브라질에 함께 허탈했습니다.
최선을 다한 모습을 국민이 지켜봤습니다. 죄송해하지도, 고개 숙이지도 마세요. 단지 카타르 월드컵이 끝났을 뿐입니다. 당신들에게는 앞으로의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면 함께 기뻐하는 날들도 오지 않을까요.
당신들 덕분에 이번 월드컵이 행복했습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