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에 도전한 한국 축구가 세계 최강 브라질에 막혀 전반을 네골 차로 마무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0-4로 뒤진 채로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첫 골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7분 만에 터졌다. 수비가 뚫린 상태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13분에는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에게 페널티킥으로 추가 골을 빼앗겼다. 이어 전반 29분 히샤를리송(토트넘)에 전반 36분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까지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은 H조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고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은 조 2위로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한국 28위)을 맞아 벤투 감독은 손흥민(토트넘)과 조규성(전북)을 최전방에 세운 4-4-2 전형으로 나섰다.
허벅지 뒤 근육 부상 여파로 조별리그 1, 2차전에 결장한 뒤 포르투갈과 3차전(한국 2-1 승)에 교체 투입돼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서 이재성(마인츠)과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중원에서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정우영(알사드)이 호흡을 맞췄다.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김민재(나폴리), 김문환(전북)이 서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샤바브)가 꼈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 여파로 포르투갈전에 결장했던 김민재가 다시 합류했고 김영권은 100번째 A매치를 치러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2승 1패, G조 1위로 16강에 오른 브라질은 세르비아와 1차전에서 발목을 다쳐 조별리그 2, 3차전에 결장한 '슈퍼스타' 네이마르가 선발 출전했다. 하피냐(FC바르셀로나)와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 히샤를리송, 그리고 비니시우스가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했고, 네이마르가 카제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케타와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포백은 다닐루(유벤투스), 마르키뉴스(파리 생제르맹), 치아구 시우바(첼시),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으로 꾸렸고, 골문은 알리송(리버풀)이 지켰다.
이날 경기의 균형은 전반 7분 만에 무너졌다. 하피냐가 개인기로 한국 수비를 뚫고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 중앙으로 내준 공이 골 지역 왼쪽에 홀로 있던 비니시우에게 연결됐고, 비니시우스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한국은 전반 13분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허용했다. 앞서 정우영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려 할 때 히샤를리송이 뒤에서 발을 쭉 뻗었다가 정우영에게 차였는데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는 골키퍼 김승규를 완벽하게 속이고 골대 오른쪽에 차넣어 이번 대회 첫 골 맛을 봤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17분 황희찬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을 골키퍼 알리송이 가까스로 쳐내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코너킥 때 황인범의 왼발 중거리 슛은 골문 위로 날아갔다.
이후 전반 29분에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에 우리 수비가 완전히 농락당하며 세 번째 골까지 내줬다. 히샤를리송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헤딩 등으로 공을 간수한 뒤 짧고 간결한 원터치 패스가 이어졌고, 실바의 침투패스에 김승규와 일대일로 맞선 히샤를리송이 골문 앞에서 왼발로 마무리 지었다.
브라질은 전반 36분 역습 상황에서 비니시우스가 골 지역 왼쪽에서 살짝 띄워준 공을 파케타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전반이 끝나기 직전 한 번 더 한국 골문을 열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