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푹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내놓은 공동 언론발표문을 통해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빈으로 방한한 푹 주석의 첫날 일정은 환영식, 소인수환담, 정상회담, 국빈만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한-베트남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기존 외교안보 전략대화의 효과를 제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베트남과 방산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과 질병예방관리센터 구축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푹 주석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양국의 협력 관계를 증진시킬 전반적 방침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4단계로 구분된 베트남의 외교 관계 중 최고 단계다. 한국 외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세 국가와 체결돼 있다. 푹 주석은 “양국 교역 규모를 오는 2023년까지 1000억달러, 2030년까지 1500억달러로 늘려나가는데 양국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국이며 지난해 기준 양국 교역액은 806억달러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이날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탐사·개발 관련 기술 개발, 투자 촉진, 공급망 확보 등을 위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에 서명했다. 베트남은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2200만t) 국가다. 양국은 이 외에도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위한 '포괄적 전력산업 협력' 등 총 9건의 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푹 주석에게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고, 이에 대해 푹 주석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푹 주석은 윤 대통령에게 베트남을 조기에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