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먹으려고 오픈런까지…MZ세대 홀린 도넛, 300억 '잭팟' [김종우의 VC 투자노트]

입력 2022-12-05 09:53
수정 2022-12-05 17:00

노티드·다운타우너 등 외식·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운영사 GFFG가 3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5일 밝혔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를 주도했고 쿼드자산운용 등이 함께 투자했다. 회사의 첫 기관 투자 유치다.

2015년 문을 연 GFFG는 도넛 열풍을 몰고 온 '노티드'를 중심으로 '다운타우너(수제버거)' '리틀넥(브런치)' '호족반(한식)' 등 9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애니오케이션(카페)'과 '키마스시(스시)'를 새로 내놨다. 최근엔 주류 시장으로 무대를 넓혀 위스키바 '오픈엔드' 청담점도 열었다.

회사의 주력 브랜드인 노티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힙'한 감성을 자극해 인기를 끌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며 도넛을 사기 위한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서 구매하는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덕분에 GFFG는 지난해 매출 700억원을 거뒀다.

투자사들은 GFFG가 가진 확장성에 주목했다. 단순히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을 넘어 음식을 일종의 지식재산권(IP)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노티드는 카카오, 롯데제과, GS25, 삼성전자, 무신사, SPAO, 신한카드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중이다. 음식 뿐만 아니라 인형이나 식기 등과 같은 굿즈를 선보인 게 특징이다.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단순히 문어발식으로 브랜드를 늘려나가는 게 아니라, IP를 활용해 대기업과 협업한 제품을 내놓는 등 확장성이 무궁무진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회사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GFFG는 올해 노티드와 호족반의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투자사들은 노티드가 던킨 같은 글로벌 브랜드과 비교해서도 맛과 콘셉트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복합 문화 매장을 열고 고객경험 마케팅 전략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커머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준범 GFFG 대표는 "첫 기관 투자를 발판 삼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사업 영역 확장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해나가는 GFFG를 보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K푸드의 가능성과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