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계단서 넘어져 속옷에 실수"…'건강 이상설' 진원지는?

입력 2022-12-04 17:37
수정 2022-12-18 06:2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건강 이상설'이 서방의 대중지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반(反) 푸틴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 SVR'이 지난 1일 "푸틴 대통령이 계단에서 넘어져 속옷에 대변을 실금했다"고 주장하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관련 루머가 확산하고 있다.

제너럴 SVR은 "푸틴 대통령이 제재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한 야전 상황 등을 보고 받고 기분이 상한 가운데 관저 계단에 넘어졌다"며 "푸틴은 이미 소화기관 종양으로 고통받던 상황에 쓰러지며 꼬리뼈가 직격, 자기도 모르게 참지 못하고 속옷에 실수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관저 의료진이 푸틴 대통령을 욕실로 데려가 씻긴 뒤에야 진료를 시작했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들어 건강 이상설을 주장했다.

이날 영국의 더선과 미러, 미국 뉴욕 포스트 등도 해당 채널의 기사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반면 팩트체크 전문 언론으로 불리는 스놉스나 뉴스위크 등은 "해당 건강 이상설을 최초 보도한 제너럴 SVR은 인용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매체"라고 당부했다. 뉴욕타임스(NYT), CNN, 가디언 등 서방 주류 언론도 정보 출처의 신빙성 문제를 이유로 들어가며 푸틴의 건강 이상설 보도에 거리를 두고 있다.

제너럴 SVR은 이에 대해 "우리 매체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연락이 닿는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이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현재까지 그와 관련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변실금 내용과 관련해서도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불거진 푸틴 대통령의 췌장암 환자 설, 암 수술설, 초기 파킨슨병 진단설, 조현병 진단설 등도 제너럴 SVR 채널이 진원지였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불편한 표정을 짓거나 몸짓을 보일 때 보도된 내용들로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된 경우가 드물다"는 이유로 일부 서방 언론의 지적을 받고 있다.

푸틴의 건강 이상설이 오랜 기간 유지되는 것은 전쟁 이후 푸틴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5월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 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은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사진만으로는 파킨슨병 또는 암 환자인지 알 수 없다"며 "솔직히 말해 푸틴 대통령은 단지 건강염려증 환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