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오케스트라의 명료함, 절제, 풍요로움이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유연함, 기교, 정교함과 결합돼 있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마르코 레토냐(독일 브레멘 필하모닉 음악감독)가 프랑스 국립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OPS)에 대해 한 말이다.
167년 전통의 OPS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는다. 오는 16일 성남아트센터를 시작으로 18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19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1855년 프랑스와 독일의 접경 지역인 스트라스부르에서 창단한 OPS는 프랑스의 섬세함과 독일의 견고함 등 양국의 관현악단 색채를 결합한 악단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베를리오즈, 브람스, 생상스, 말러, 바그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막스 레거 등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지휘한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OPS는 2017년 첫 내한에서 당시 음악감독이던 레토냐의 지휘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협주곡(강동석 협연)과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등을 연주해 호평받았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지난해 OPS 15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아지즈 쇼하키모프(33)가 지휘봉을 잡는다. 2010년 21세의 나이에 구스타프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쇼하키모프는 지난 8월 우즈베키스탄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와 함께 내한해 서울시향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하고,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을 지휘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에는 16일 성남, 19일 안동, 20일 서울 공연에서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트로프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차이콥스키 2번은 캉트로프가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연주했던 곡이다. 캉토로프는 이번 협연에 대해 “쇼하키모프가 지휘할 때 뿜어내는 파급력 강한 에너지와 아드레날린을 좋아한다”며 “음악의 해석에서도 의견이 잘 맞는다”고 밝혔다. 쇼하키모프도 “캉트로프는 함께 연주하는 음악가들에게 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피아니스트로 협연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18일 진주 공연에서는 캉트로프 대신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무대에 올라 같은 곡을 연주한다.
쇼하키모프와 OPS는 협연에 앞서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번’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을 들려준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