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극장에 갈까, 집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즐길까. 올 연말은 이런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사람이 여느 때보다 많을 것 같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 신작이 13년 만에 개봉해 스크린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8년 만에 귀환한 윤제균 감독의 영화 ‘영웅’도 극장에 걸린다. OTT에서도 연말을 겨냥한 화제작이 쏟아진다. 대작들 귀환에 극장가 들썩‘아바타’와 ‘영웅’은 극장에서 가서 봐야 할 대작들로 꼽힌다. 특히 오는 14일 공개되는 캐머런 감독의 신작 ‘아바타: 물의 길’은 3차원(3D) 영화의 새로운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등을 만든 캐머런은 2009년 아바타 1편을 선보였다. 총 28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달성해 13년째 세계 역대 흥행 기록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편은 지구 에너지 고갈을 해결하기 위해 판도라 행성으로 향한 인류와 원주민 나비족의 대립을 그렸다. 2편은 나비족이 된 인간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가 네이리티(조 샐다나)와 가족을 이룬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캐머런 감독은 배경을 우림에서 바다로 옮겨 스크린을 거대한 바다로 바꿔놓을 예정이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공개된 18분짜리 푸티지 영상(특정 장면을 담은 영상)도 큰 화제가 됐다. 물결의 흐름, 파도의 높낮이까지 실감나게 구현해 객석에 있어도 바다에서 자유자재로 헤엄치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다. 캐머런 감독은 반드시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것을 당부했다. 때때로 TV나 OTT로 영화를 볼 때가 있다는 그는 “하지만 어떤 영화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여정을 떠나도록 하는데, 아바타가 그런 영화”라고 강조했다.
1주일 뒤인 21일엔 영화 ‘해운대’(2009)와 ‘국제시장’(2014)으로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의 ‘영웅’이 개봉한다. 뮤지컬 ‘영웅’을 원작으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1년을 그린다. 뮤지컬 영화인 만큼 다양한 노래가 울려 퍼진다. 그 생생함을 살리기 위해 모든 장면은 라이브로 촬영됐다. 안중근 역은 뮤지컬 ‘영웅’에서 초연 때부터 안중근을 연기한 정성화가 맡았다. 김고은은 독립군 정보원 설희, 나문희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연기했다. 명품 배우들 내세운 OTT의 공세OTT의 공세도 이어진다. 디즈니플러스는 연말에 대작 두 편을 연달아 공개한다. 먼저 7일 정해인·고경표 등이 출연하는 시리즈물 ‘커넥트’가 방영된다.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새로운 인류 ‘커넥트’ 동수(정해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장기밀매 조직에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자신의 눈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마 진섭(고경표)에게 이식됐다는 것을 알고 그를 쫓는다.
21일엔 최민식·손석구 주연의 시리즈물 ‘카지노’가 공개된다. 이 작품엔 제작비 2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이 모든 것을 잃은 뒤 다시 게임에 복귀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티빙에선 30일 ‘아일랜드’가 공개된다.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드라마다. 김남길·차은우·이다희·성준 등이 출연한다. 넷플릭스에선 9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2부를 공개한다. 지난 6월 1부를 공개한 데 이어 6개월 만의 후속편이다. 스페인 원작의 배경을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바꾼 작품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강도들이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렸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