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유럽 18개 도시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약 900대의 타이어 바람을 뺀 것은 극렬 환경운동 단체 '타이어 바람을 빼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단체가 성명을 통해 "어젯밤 8개국 시민들이 환경을 해치는 SUV 약 900대의 타이어 바람을 뺐다"면서 "이번 행동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을 겨냥한 지구촌 행동 중 최대 규모이며,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4륜 구동차가 매연을 많이 배출한다며 도시에서 SUV를 추방할 것을 주장해왔다.
이들은 앞서 9개월 전 영국에서 처음으로 유사 사건을 벌였고 이번에 피해가 발생한 도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엔스헤데, 프랑스 파리와 리용, 독일 베를린과 본, 에센, 하노버, 자르브뤼켄, 영국 런던과 브리스톨, 리즈, 던디, 스웨덴의 말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스위스의 취리히와 빈터투르, 미국 뉴욕 등 유럽과 미국 18곳이다.
'타이어 바람을 빼는 사람들'은 세계 각지에 자신들을 지지하는 그룹이 약 100개에 이르며 9월 초에는 9개국에서 600여 대의 차량을 "무장 해제시켰다"고 선전했다. 또 지금까지 1만 대가 넘는 차량의 타이어 바람을 뺐다고 주장했다.
3월 출범한 이 조직은 SUV를 가리켜 "불필요하게 사치스러운 '부자들의 배설물'", "대기를 오염시키고 우리가 이용하는 도로를 망가뜨리는 기후 재앙꾼"이라며 맹비난해왔다.
가디언은 이 조직이 분권화돼 있으며 조정자 역할을 하는 이들이 온라인으로 지시를 내리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행동에 나선다고 전했다.
온라인을 통해 "우아한 중산층 지구를 노려라"는 지시를 내린 뒤, 타이어 밸브에 납작한 렌즈콩 같은 작은 물체를 끼우고 주입고 캡을 벗겨내면 밤새 바람이 빠진다고 선전하면 지지자들이 행동에 옮기는 방식이다.
또 지지자들에게 프린터로 리플릿을 출력해 차 옆에 놓고 오도록 지시하는데, 이를 통해 자신들이 왜 해당 차량을 노렸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 대변인 매리언 워커는 "우리는 세계 여러 도시가 육중한 대형차들에 의해 점령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누구든지 '기후 행동'에 나서주기를 바란다"면서 "리플릿 한 장과 렌즈콩 한 개면 충분하다"며 "우리의 활동은 점점 활성화될 것이다. 일단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진 이상 이를 멈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